제가 사실은 5분발언을 신청했는데 오늘 또 허가가 안 된답니다. 그래서 제가 부득이하게 의사진행발언을 하게 됐습니다.
참으로 이 자리에 오랜만에 서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미숙했어요, 나올 때도. 우리 의장님 멘트가 다 마쳐야 되는데 미리 나와서 인사를 하고 너무 어색합니다. 한 6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존경하는 45만 서초가족 여러분, 고광민 부의장님과 의원님 여러분 그리고 관계 공무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서초1·3동, 방배2·3동에 지역구를 두고 있으면서 재정건설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익태의원입니다.
저는 서초구의회에서 가장 나이도 많고 다선의원으로서 최근 의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다양한 의견들에 대해서 저의 생각을 말씀드리고 의원님들과 함께 잠시나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이 연장자로서 해야 할 일이 아닌가 하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서게 됐습니다.
지난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저는 우리 구의회 의원님 중 3분의 2가 초선의원인 상황에서 미약하지만 저의 의정 경험과 나름대로의 의정 노하우를 다른 의원님들과 공유하고 또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면서 우리 제8대 의회를 한 단계 성숙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우리 의원님들은 추구하는 가치가 전혀 다른 3개의 정당에 소속해 계십니다. 그러나 우리 의원님들은 당을 초월해서 45만 서초구민을 위해 한마음이 되어 의회를 이끌어왔음을 정말 자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들어서 정말 안타깝게도 그동안 우리 의회가 쌓아온 화합과 신뢰에 대한 우려의 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리 의회는 열다섯분의 의원님으로 구성되어 있고 열다섯 의원님 모두가 각각의 기관임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며 의원님 개인의 독립적인 의정활동은 반드시 보장되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열다섯 의원님이 의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하나가 될 때 비로소 서초구의회라는 완성체가 될 수 있듯이 흩어진 열다섯은 아무런 힘도 의미도 없음 또한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나의 의정활동이 다른 의원의 의정활동을 조금이라도 위축시킬 수 있다면 좀 더 좋은 방법을 찾기 위한 수고로움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가장 오래된 불교 경전인 「숫타니파타」에 나오는 유명한 구절이 있습니다.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흙탕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이 말은 자신 스스로의 주인으로서 옳은 신념에 따라 자신의 길을 당당하게 나가라는 뜻일 것입니다. 서초구민의 대변자로서 서초구민을 위해 당당하게 우리의 길을 나아가야 함을 다시금 깨닫게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우리는 서초구의회 일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의회는 각자의 지역대표인 다수 의원이 모여서 함께 논의하고 협의하는 과정을 통해 하나의 결정을 도출해 내는 합의기관입니다. 우리의 의정활동은 정답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최선의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인 것입니다. 완벽하게 합리적인 선택은 존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나의 것만을 고집하지 말고 직선도, 곡선도 인정할 때 둥그런 원도, 네모난 사각형도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나와 다른 의견을 인정할 때 점이 아닌 그 이상의 무엇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앞으로 나아가려고만 하기보다는 한 발 멈추어 한 바퀴 돌아갈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두 발 나아가면 한 발 물러설 수 있는 배려가 더없이 절실한 때인 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의원님 여러분!
우리 의회가 내부적으로 안정되어야만 의회의 힘과 의원의 역량을 배가시킬 수 있으며 집행부를 견제하는 우리의 힘 또한 더욱 날카롭고 커질 수 있음을 우리 모두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정답이 아닌 최선을 찾아가는 의회, 대화와 타협, 양보와 배려가 살아 숨쉬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저를 포함한 의원님 모두가 함께 노력해 줄 것을 간절히 바라면서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